▲ 한준희 그린서비스연합 대표 |
칸타타 1막은 고통속에 있는 인간들을 위하여 이 세상에 오신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을 전하는 오페라였다. 로마의 압제하에서 고통받는 사람들, 그리고 그들의 외면으로 인해 초라한 마굿간에서 태어날 수 밖에 없었던 당시 상황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었다. 2막은 오 헨리의 '크리스마스 선물'이라는 소설을 모티브로 일에 빠져 각박하게 살고 있는 현대인들에게 가족의 소중함을 일깨워 주는 감동의 뮤지컬이었다.
나의 소중한 것을 다른 이를 위해 사용할 때 우리의 마음이 풍요로워 진다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따뜻한 공연이었다. 3막은 헨델의 오라트리오 '메시아'중 명곡들을 선보였다. 그라시아스 합창단의 합창은 듣는 이로 하여금 성탄의 기쁨을 갖게 하기에 충분하였다. 연이어 크리스마스 캐럴로 진행된 앙코르곡들은 공연의 마지막을 밝고 감사한 마음으로 마무리 할 수 있어 좋았고 마음 깊은 곳에서 흘러나오는 합창단의 노래소리는 2015년 크리스마스 칸타타를 기다리게 하는 깊은 여운을 남기었다.
굳이 아쉬운 점을 찾는다면, 3막 합창의 비중을 더 늘였으면 좋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충청도 산골에서 9남매중 여덟째로 태어나 부모님과 형제자매들 이외에도 큰 형님내외와 조카들까지 20여명의 가족이 함께 살았다. 대가족의 울타리 안에서 희로애락을 가족과 함께했고, 식구 중에 누군가 잘한 일이 있으면 집안의 자랑이 되어 어른들이 기뻐하시고 또 칭찬을 들으면서 행복해했다. 핵가족 시대에 살고 있는 지금 세대들은 기쁘거나 슬플 때 함께 할 가족이 많지 않고, 서로 줄 것만 주고, 받을 것만 받는 무미건조한 삶 속에서 마음이 쉴 곳이 없어 안타깝다.
이 공연은 고향에서 느꼈던 이해와 사랑, 행복과 평안이라는 주제로 울타리를 만든다. 크리스마스의 의미가 많이 사라진 요즘, 칸타타를 보면서 함께 울고 웃으며 진정한 크리스마스의 의미와 가족의 사랑을 깊히 생각해 볼 수 있었다. 알려진 바와 같이 크리스마스 칸타타 수익금 전액은 국내외 청소년들의 미래 인재 양성을 위해 쓰여지는데, 나 역시 분주한 일상에 쫓겨 소중한 것들을 많이 잃어버리고 살고 있던 20여명의 고3생들에게 크리스마스의 기쁨과 감동을 맛볼 수 있는 선물을 줄 수 있어 더욱 행복한 공연이었다.